조혈모세포기증 방법과 현실

아주 오래전 헌혈을 하러 갔다가 조혈모세포기증 등록을 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나로 인해 한 사람이 살 수 있다는데 별 다른 문제가 있을까 라는 생각에 별다른 거부감 없이 기증에 동의했다.

조혈모세포는 혈액을 구성하는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을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하는 줄기세포이다. 

조혈모 세포는 골수나 말초혈, 혹은 제대혈에 분포해있다. 

신체내에서 1%정도로 적게 존재한다고 하며 허리와 골반쪽에 많이 분포되어 있다고 한다.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이유는, 백혈병과 같은 혈액감에 걸린 환자들은 혈액을 만들어내는 조혈모세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된다면 생명을 유지하는것이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건강한 사람의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아 정상적인 기능을 하는 혈액세포를 만들어내 생명을 유지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조혈모세포를 기증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헌혈의집에서 간단한 등록 절차를 통해 등록할 수 있다.

조혈모세포 기증희망 등록 신청서를 작성하면 조직적합성항원(HLA) 검사를 위해 혈액을 5ml가량 채취한다.

이를 장기이식관리센터에 등록하게 되는데 HLA가 일치하는 사람이 나타나게 되면 조정기관을 통해 기증자의 기증의사를 최종 확인하고 HLA 동일성 검사를 실시하며, 일치할 시 최종적으로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절차를 시작하게 된다.

참고로 조혈모세포는 혈액형이 다르더라도 이식이 가능한데, 혈액형 보다는 HLA의 유전형질의 일치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알려진 바로는 서로 알지 못하는 타인의 경우 2만분의 1 정도의 확률이라고 하며, 같은 유전형질을 지닌 가족의 경우 HLA형이 양쪽 부모에게서 물려받기 때문에 부모와 일치하는 경우는 5%로 매우 적다고 한다. 형제간의 경우에는 25% 확률이라고 하니 가족이라 하더라도  낮은 확률은 여전하기 때문에 실제로 기증자를 찾는 일은 매우 어렵고 큰 운이 따라줘야 한다고 한다. 

실제 수혜자와 기증자의 HLA가 일치한다 하여도, 유전자 정밀검사를 실시하면 유전자가 100% 일치하는 경우는 50% 내외의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기증등록을 마친 사람에게는 매년 달력과 홍보책자등이 발송되는데, 혹시 개인정보가 바뀌게 되면 기증등록자를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주소, 전화번호가 변경될 시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 02-737-5533로 연락하여 반드시 개인정보를 변경해주어야 한다.

혹시 조혈모세포기증이 고통스럽기 때문에 꺼려진다고 한다면 그것은 오해라고 할 수 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기증자를 환자나 다름없는 모습으로 나타낸 탓에, 기증은 고통스럽다를 각인시켜버렸고 많은 사람들이 기증등록에 매우 꺼려하게 되었다.

조혈모세포를 기증하는 방법에는 골수기증과 말초혈 조혈모세포 기증이 있다.

골수기증은 골반쪽에서 골수를 채취하는 방법인데 전신마취 후 골반 뼈에서 주사기를 이용해 조혈모세포를 채취하는 방법이다. 골수 기증 1~3주 전에 자가수혈을 받기 위해 자신의 혈액을 800ml 정도 채취하게 되고, 기증이 끝나게 되면 채취한 혈액을 다시 자가수혈하게 된다.

전신마취를 통해 진행하기 때문에 통증은 느낄 수 없고 보통 당일 퇴원하거나 허리에 뻐끈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하루정도 입원 후 퇴원하기도 한다. 

골수기증 방법은 최근 기술의 발달로 인해 크게 사용되지 않는 방법이며 현재는 적용률이 5% 정도라고 한다.

다른 방법으로는 말초혈 조혈모세포 기증방법이 있다.

말초혈은 전신을 순환하는 혈액인데, 기증 3~4일 전부터 골수 내에 존재하는 조혈모세포를 말초혈로 이동시키기 위해 과립구집락촉진인자를 매일 1번씩 피하주사로 맞게 된다. 

이후 별다른 마취 없이 성분채혈장비를 통해 말초혈세포를 채취한다.

설명이 어렵게 되어 있는데, 쉽게 설명하자면 헌혈 하듯이 피를 뽑기만 하면 되는 아주 간단한 방법이다.

조혈모세포 기증자는, 보통 조혈모세포 채취를 위해 3~4일간 입원하게 되며 기증시간은 3~4시간이 소요된다. 

기증이 끝나게 되면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며, 기증으로 인해 감소된 조혈모세포는 자연적으로 2주정도 후에 회복되며, 2주가 지나면 헌혈도 가능하다.

첫 기증을 하게 되면 향후 2년간은 다른 환자에게 기증을 하지 못하도록 권고되고 있다. 이유는 기증자를 보호함과 동시에 수혜자의 질병이 재발하게 되면 조혈모세포기증을 다시 요청해야 하기 때문이다.

혹시 기증 과정에 있어서 교통비나 치료비가 청구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할 수도 있는데, 비행기를 포함한 교통비 및 일체의 비용은 기증을 받는 환자와 의료보험에서 부담하므로 기증자가 부담하게 되는 비용은 전혀 없다.

혹시 기증으로 인한 금전적 보상을 기대하는 것은 옳지 않다. 원칙적으로 금전적 보상을 금지하기 때문이다.

다만, 기증 전 시행하는 건강검진을 기증자의 이름으로 하기 때문에, 연말정산에서 환급혜택을 받을 수 있기는 하다.

기증자에게는 1인실 제공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기증 후 감사패 증정 및 매년 소정의 증정품을 전달한다고 한다.

취업준비생이라면 공공기관에 취업시 기증 이력이 도움이 된다고 하나, 관련된 정확한 정보를 찾지는 못하였다.

작년 2015년의 경우 조혈모세포 이식건수가 512으로 알려져 있다. 

기증자의 경우 남자가 375건, 여자가 137건으로 조사되었고, 수혜자의 경우 남자가 293건, 여자가 219건으로 조사되었다.

전체적인 기증희망 등록자의 수는 2009년 9628명을 최고점을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상황인데 작년의 경우 6166명까지 감소되었다고 한다. 연령별로는 20~29세 등록자가 4272건으로 69.3%를 차지하고 있으며, 30~39세가 1140건으로 18.5% 그리고 18~19세가 764건으로 12.2%를 차지하고 있다.

기증등록자를 직업별로 나누면 대학생이 2991명으로 최대를 기록하고 있고, 그 다음이 군인, 회사원, 고교생, 주부, 자영업의 순으로 나타나 있다.

우리나라의 조혈모세포 기증등록자수는 2016년 말을 기준으로 할 때 약 31만7천명이 등록되어 있는데, 유전자 적합일치자를 찾아 기증 의사를 묻게 되면 그 중 50%는 실제 기증을 거부 한다고 한다.

2013~2015년도의 조직적합성 검사완료 후 등록취소 건수는 94건인데, 취소의 이유로는 가족반대 21건, 본인변심 9건, 건강악화 40건, 개인사정 24건으로 조사되었다.

개인의 의사이므로 기증거부를 탓할 수는 없는 없다. 다만 기증 등록자의 대부분이 학생, 회사원임을 감안했을 때 부모의 반대, 혹은 직장인이라면 '회사도 바쁜데 꼭 지금 해야겠어?'라는 주변의 눈치를 이유로 기증을 거부하는 일이 많다고 하니 녹록치 않은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조혈모세포기증은 한 명의 소중한 생명을 되살릴 수 있는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아직까지도 2015년 국내 기준으로 보았을 때, 3311명의 조혈모세포 이식 대기자들이 기증자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반면, 기증자는 263건에 불과하다.

많은 사람들이 기증 등록이라는 선택을 통해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기적에 동참하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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