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된 도시 :: 편집 실수? 감독의 의도?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최신 영화들은 대부분 관람하는 편입니다.



최근에는 조작된 도시라는 영화가 개봉했는데, 사람들의 평가가 좋아서 큰 기대를 가지고 관람하게 되었는데요.

현재 예매률 2~3위를 왔다 갔다 하며, 200만명 이상의 관람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고 합니다.

 

‘웰컴 투 동막골’의 박광현 감독이 연출하고 각본을 썼다는 이야기를 듣고 더욱 기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굉장히 재밌게 본 영화였거든요.

 

일단 평가부터 말하자면, 실망 실망 대실망 이었습니다.

영화표값이 꽤나 아까운 영화였습니다.

 



 

 

 

조작된 도시에 출연한 배우들 역시 제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많이 나온 덕에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지창욱이라는 배우에 대해서는 잘 몰랐지만, 족구왕의 안재홍과 김상호만으로도 충분히 기대할만 했으니까요.

 



 

스토리 또한 ‘게임폐인으로 살던 주인공이 억울한 사연으로 살인범으로 몰리게 되고, 길드원들의 도움을 받아 이를 위기를 극복한다’ 라는 조금은 이상하지만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이야기를 밑바탕으로 두고 있으니까요.

 

 

 

조작된 도시 스토리

 



 

출발은 좋았습니다.

빠르게 전개되는 진행 속도를 바탕으로 흥미진진하게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모든 주인공의 기본 바탕 스토리라고 할 수 있는 ‘고생 끝에 낙이 온다’ 라는 기본 진행 방향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돈과 권력에 의해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 쓰고 온갖 역경을 온 몸으로 겪게 되는 주인공은 언제봐도 질리지 않는 구성이니까요.

 



그나저나, 지창욱 참 잘생겼네요.

 

 

 

 

조작된 도시 후기

 

하지만, 박광현 감독은 영화에 담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았나 봅니다.

126분이라는 러닝타임동안 담아내지 못한 것이 많아 보였습니다.

영화를 보는 중간 중간 ‘편집 실수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요.

영화의 속도감과 권선징악이라는 일명 ‘사이다’에 힘을 너무 쓴 나머지 ‘개연성’ 이라는 부분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비유를 하자면, 밥을 하려고 쌀을 꺼냈는데 갑자기 밥이 완성되었습니다.

쌀을 안 씻어요. 밥통에 취사 버튼은 눌렀나 안눌렀나 싶습니다.

네, 중간 과정이 없다는 거죠.

 

아무도 옆에 가지 않던 연쇄살인마는 아무런 이유 없이 왜 갑자기 주인공을 도와주는 것이며, 교도소 간수장은 사회 격리대상인 주인공을 왜 그냥 보내준 것인지.

특수효과를 담당한다던 데몰리션은 도대체 무슨 특수효과를 담당한 것인지.. (드론에서 나가는 미사일..?) 혹은 (갑자기 자동차 기능장이라도 된 것 마냥 마티즈에 이식시킨 고급 자동차의 엔진?)

악당 마덕수는 주인공을 열심히 쫓더니 왜 갑자기 전세가 역전되어 자동차에 갇혀 크레인에 물려있는지..? 그나저나 크레인은 갑자기 어디서 나타난건지..?

 

도대체 일이 벌어지는 과정에 대한 아무런 설명도 없고 아무런 개연성이 없습니다.

영화를 관람하면서 ‘편집 실수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주인공을 도와주는 길드원이 우연히 제야의 고수였던 해커였다던지, 영화 특수효과 전문이었다던지, 왕년에 전자제품 좀 만졌던 용산전자상가 직원이었다던지 하는 것은 영화 표현을 위해 얼마든지 신경쓰지 않고 넘어가도 될 부분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정작 영화속에서 제 역할을 조연 캐릭터는 오로지 해커 심은경뿐이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악당 ‘민천상’을 도와주는 사무장 역할을 맡은 이하늬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처럼 굴더니 ‘얘는 뭐지?’ 물음표만 남긴 채 사라지고, 시작부터 ‘사실 내가 악역이야’ 라는 분위기를 내뿜고 다니는 민천상을 들 수 있죠. 

그 외의 다른 조연 캐릭터는 각자 기본 바탕과 관련된 역할을 하는 캐릭터가 없다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

나머지는 굳이 없어도 될 정도로 필요없는 캐릭터 뿐이죠.

‘주인공을 도와주는 특수 요원인가?’ 라는 착각이 들게 하는 외국인 부부를 포함해서요.

사실 필요가 없다기 보다는 캐릭터의 역할을 살리지 못했다는 표현이 맞겠지요.

 

 

조작된 도시라는 영화제목처럼 이 영화는 어딘가 조작된 것 마냥 어색하기 그지없습니다.

오락영화를 보시려면 차라리 그레이트월을 보세요.

중국뽕이 아주 심하긴 해도 적어도 눈요깃거리는 있으니까요.

 

돈이 아까운 조작된 도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