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성 정동장애(양극성 장애, 예전 이름 조울증)는 기분이 비정상적으로 들뜨는 조증·경조증 삽화와 가라앉는 우울 삽화가 번갈아 나타나는 기분 질환입니다. 조증이 한 번이라도 있으면 제1형, 경조증과 주요우울 삽화만 있으면 제2형으로 나눕니다. 보통 10~30대에 시작하고, 리튬 같은 기분안정제를 중심으로 증상이 가라앉은 뒤에도 유지치료를 이어 가는 것이 재발을 줄이는 핵심입니다.
핵심만 먼저
- 조증은 1주일 이상(입원이 필요하면 기간 무관), 경조증은 4일 이상, 우울 삽화는 2주 이상 지속되는 것이 진단 기준의 출발점입니다.
- 원인은 하나로 밝혀지지 않았고, 유전 요인과 신경전달물질 조절 이상이 함께 관여하는 것으로 봅니다.
- 치료는 기분안정제(리튬·일부 항경련제)와 2세대 항정신병약이 중심이고, 정신치료·생활 관리를 함께 합니다.
- 리튬은 혈중농도를 정기적으로 재야 하는 전문의약품이며, 자가 판단으로 끊거나 용량을 바꾸면 안 됩니다.
목차
양극성 정동장애란, 우울증과 무엇이 다른가
우울증(주요우울장애)은 우울 삽화만 반복되는 질환입니다. 양극성 장애는 여기에 조증이나 경조증 삽화가 더해진다는 점이 다릅니다. 미국정신의학회 진단 체계(DSM-5)에서는 양극성 장애를 우울장애와 분리해 ‘양극성 및 관련 장애’라는 별도 범주로 다룹니다.
문제는 처음 병원을 찾는 시점이 대개 우울할 때라는 것입니다. 들뜬 시기는 본인이 “컨디션이 좋았던 때”로 기억하는 경우가 많아, 과거 경조증을 말하지 않으면 우울증으로만 진단될 수 있습니다. 진료 때 예전에 잠을 거의 안 자도 피곤하지 않았던 시기, 말과 계획이 갑자기 많아졌던 시기가 있었는지 가족과 함께 떠올려 전달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MSD 매뉴얼은 미국 인구의 약 2%가 양극성 장애를 겪고 남녀 비율은 비슷하다고 설명합니다. 일반 인구보다 자살 위험이 훨씬 높다는 점도 강조합니다.
유형: 제1형·제2형·순환성 장애
| 유형 | 필요한 삽화 | 특징 |
|---|---|---|
| 제1형 양극성 장애 | 조증 삽화 1회 이상 | 대부분 우울 삽화도 겪지만, 조증만 있어도 진단 |
| 제2형 양극성 장애 | 주요우울 삽화 1회 이상 + 경조증 삽화 1회 이상 | 완전한 조증은 없음, 우울 기간이 길고 힘든 경우가 많음 |
| 순환성 장애 등 | 기준에 못 미치는 경조증·우울 증상 | 가벼운 기복이 오래 이어지는 형태 |
제2형을 “가벼운 제1형”으로 이해하면 오해입니다. 들뜬 증상은 약하지만 우울 삽화의 부담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1년에 삽화가 4번 이상 오는 경우는 ‘급속 순환형’이라고 부릅니다.
증상: 조증·경조증·우울 삽화 구분

조증·경조증
기분이 비정상적으로 들뜨거나, 반대로 쉽게 짜증이 나는 상태가 이어지면서 에너지와 활동량이 늘어납니다. 들뜬 기분만 조증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과민하고 공격적인 기분도 조증의 모습일 수 있습니다. 진단 기준에서는 아래 증상 중 3가지 이상(기분이 주로 과민한 경우 4가지 이상)이 뚜렷해야 합니다.
- 자존감이 부풀거나 과대한 생각
- 잠이 줄어도 피곤하지 않음(예: 3시간만 자도 충분하다고 느낌)
- 평소보다 말이 많아지고 멈추기 어려움
- 생각이 꼬리를 물고 빠르게 이어짐
- 주의가 쉽게 흩어짐
- 일·사회·성적 활동이 늘거나 안절부절못함
- 무리한 투자, 충동구매, 무분별한 성행동처럼 나쁜 결과가 뻔한 일에 몰두
조증은 일상·직장 생활에 뚜렷한 지장을 주거나 입원이 필요할 정도이고, 망상·환각 같은 정신병적 증상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경조증은 같은 증상이 4일 이상 이어지지만 생활이 무너질 정도는 아니어서, 본인보다 주변 사람이 먼저 변화를 알아채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울 삽화
2주 이상, 거의 매일 우울한 기분이나 흥미·즐거움 상실이 이어지고, 다음 증상이 함께 나타나 총 5가지 이상이 되면 주요우울 삽화로 봅니다.
- 식욕·체중의 뚜렷한 감소 또는 증가
- 불면 또는 과다수면
- 말과 행동이 느려지거나 반대로 초조함
- 피로, 기력 저하
- 무가치감, 지나친 죄책감
- 집중력·판단력 저하
- 죽음이나 자살에 대한 반복적인 생각
피로, 두통, 어깨 결림처럼 몸의 증상으로 먼저 드러나기도 합니다. 갑상선 기능 이상 같은 신체 질환도 비슷한 증상을 낼 수 있어, 진단 과정에서 이를 함께 확인합니다.
원인과 악화 요인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유전 요인이 관여하는 것으로 보고, 노르에피네프린·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 조절에 이상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스트레스가 큰 사건 뒤에 삽화가 시작되는 일이 흔하지만, 스트레스가 직접 원인이라는 것은 증명되지 않았습니다.
조증과 비슷한 상태는 다른 원인으로도 생길 수 있습니다. 갑상선기능항진증, 뇌종양·머리 외상, 다발성 경화증 같은 질환과 스테로이드제, 암페타민, 코카인 같은 약물이 대표적입니다. 그래서 진단할 때 혈액·소변 검사로 이런 원인을 배제합니다.
예전에는 부모와의 관계에서 생긴 좌절과 분노가 무의식에 쌓인다는 정신분석적 설명, 보상이 줄어 위축된다는 행동주의 설명, 부정적인 생각 습관을 강조하는 인지적 설명도 많이 소개됐습니다. 이런 이론은 주로 우울을 설명하는 틀이고, 양극성 장애 자체의 원인으로는 생물학적 요인을 더 중요하게 봅니다. 정신분석에서 말하는 마음의 작동 방식이 궁금하다면 방어기제의 종류와 예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진단은 어떻게 하나
-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현재와 과거의 기분 변화, 수면, 행동을 면담으로 확인합니다.
- 조증 시기에는 본인이 증상을 잘 인식하지 못하므로 가족·지인의 관찰 내용을 함께 듣습니다. 기분장애 선별 설문지가 쓰이기도 합니다.
- 혈액·소변 검사로 갑상선 질환이나 약물 사용 같은 다른 원인을 배제합니다.
- 복용 중인 약과 자살 생각 여부를 확인하고, DSM-5 기준에 따라 유형을 판단합니다.
인터넷 자가진단 문항은 병원을 찾을지 판단하는 참고 자료일 뿐입니다. 진단은 전문의 면담으로만 내려지며, 이 글도 개인의 진단과 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치료: 약물·정신치료·생활 관리
치료는 급성 증상 안정, 관해(증상이 없는 상태) 도달, 재발을 막는 유지치료의 세 단계로 진행됩니다. 자해·타해 위험이 있거나 스스로 돌보기 어려울 때, 물질 남용이 겹칠 때는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 치료 | 주요 내용 |
|---|---|
| 기분안정제 | 리튬, 일부 항경련제(발프로산, 카르바마제핀, 라모트리진 등). 조증 치료와 재발 예방의 중심 |
| 2세대 항정신병약 | 급성 조증, 정신병적 증상, 일부는 양극성 우울에도 사용 |
| 항우울제 | 단독으로 쓰면 조증·경조증 전환 위험이 있어 보통 기분안정제와 함께 신중히 사용 |
| 기타 | 약물에 반응이 없을 때 전기경련요법, 계절성 양상에 광치료, 양극성 우울에 경두개자기자극술 등 |
| 정신치료·교육 | 개인·가족·집단 치료, 재발 경고 신호 익히기 |
생활 관리도 치료의 일부입니다. 규칙적인 수면 시간을 지키고, 카페인·니코틴·술을 피하며, 잠이 줄거나 말이 빨라지는 등 자신만의 초기 신호를 가족과 공유해 두면 재발을 빨리 알아챌 수 있습니다. 증상이 좋아졌다고 약을 스스로 끊으면 재발 위험이 커지므로, 감량·중단은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합니다.
리튬 복용 시 알아둘 주의사항
식약처 의약품안전나라에 등록된 탄산리튬정(리단정, 명인탄산리튬정, 환인탄산리튬정 등)은 모두 전문의약품입니다. 허가 사항상 효능·효과는 조증·조울증의 치료 및 예방적 유지치료이며, 성인은 하루 0.6~1.8g을 3회 나누어 복용하고 연령과 증상에 따라 조절합니다.

- 치료 농도와 독성 농도가 가까워, 투여 초기나 증량할 때는 주 1~2회, 유지 용량에서는 월 1회 정도 아침 복용 전 혈중 리튬 농도를 잽니다.
- 혈청 농도가 1.5mEq/L를 넘으면 증상을 면밀히 보고 감량·휴약을 검토하며, 2mEq/L를 넘으면 중독 위험이 있어 감량 또는 휴약합니다.
- 구역, 구토, 설사, 식욕부진, 손이 크게 떨림, 비틀거림, 어지러움, 말이 어눌해짐, 혼란이 생기면 중독 초기 증상일 수 있어 바로 의료진에게 알려야 합니다.
- 허가 사항상 임신 중이거나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성, 심혈관 질환·신장 장애가 있는 사람, 탈수·저염식 상태, 티아지드계 이뇨제 복용자 등에는 투여하지 않습니다.
- 리튬은 갑상선과 신장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치료 전과 유지 중에 갑상선·신장 검사를 정기적으로 합니다.
- 어지러움·졸음이 생길 수 있어 운전이나 위험한 기계 조작에 주의합니다.
발프로산, 카르바마제핀 같은 다른 기분안정제도 혈액 검사나 임신 관련 주의사항이 따로 있습니다. 복용 중 임신을 계획한다면 미리 주치의와 약 변경을 상의하세요. 성분별 허가 정보는 의약품안전나라에서 제품명으로 검색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바로 도움을 받아야 할 때
죽고 싶다는 생각이 반복되거나 구체적인 계획이 떠오를 때, 며칠째 거의 잠을 자지 않으면서 충동적인 행동이 이어질 때, 환청이나 망상이 생겼을 때는 외래 예약을 기다리지 말고 응급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보건복지부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는 24시간 운영되고, 위급한 상황이면 119나 112에 연락합니다.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도 상담과 치료 연계를 받을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조울증과 양극성 정동장애는 같은 병인가요?
네, 같은 질환입니다. 조울증은 예전 이름이고, 지금은 양극성 장애(양극성 정동장애)라는 명칭을 씁니다.
기분 기복이 심하면 양극성 장애인가요?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뀌는 감정 변화만으로는 진단하지 않습니다. 조증은 1주일 이상, 경조증은 4일 이상, 우울은 2주 이상처럼 일정 기간 지속되는 삽화가 있어야 하고, 판단은 전문의 면담으로 합니다.
약은 평생 먹어야 하나요?
증상이 없어진 뒤에도 재발 예방을 위해 유지치료를 오래 이어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간과 감량 여부는 삽화 횟수와 경과를 보고 주치의가 정하므로, 스스로 끊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양극성 장애에 우울증 약만 먹어도 되나요?
항우울제만 단독으로 쓰면 조증이나 경조증으로 전환될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기분안정제나 항정신병약을 중심으로 치료하고, 항우울제는 필요할 때 신중하게 더합니다.
2026년 10월 기준 MSD 매뉴얼 일반인용 양극성 장애 항목과 식약처 의약품안전나라의 탄산리튬정 허가 정보를 확인해 정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