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아쇠수지의 원인과 예방 치료 방법



저는 아주 오래전에 조선소에 취업해서 용접을 배웠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당시 하루 종일 용접기를 잡고 뜨거운 열기 앞에 서있다 보니 체력적으로 지치는 것도 당연하지만, 눈 안에서 돌조각이 굴러다니는 느낌이 드는 일명 아다리로 불리는 각막염도 자주 걸리고는 했습니다. 하지만 용접사로 일하다 보면 익숙한 일이었기에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는 했습니다. 용접을 할 때는 손이 용접기를 꽉 잡은채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손가락 관절에 무리가 가는데, 어느날 갑자기 잘 펴지던 손가락이 마음대로 펴지지 않고, 힘을 줘야지만 탁하고 풀리듯이 손가락이 펴지는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며칠을 더 참다가 다행스럽게도 병원에 가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치유되었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제가 경험했던 것이 일명 방아쇠수지라고 불리는 질병이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영어로는 Trigger finger라고도 하는데,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방아쇠 수지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른 말로는 방아쇠 손가락이라고도 불리기도 합니다. 방아쇠수지의 가장 큰 특징은 손가락을 굽히고 펴는 것이 잘 되지 않는데 그 모양이 방아쇠를 당길 때와 비슷하고, 구부리고 펼 떄 마다 관절에서 탁탁 거리는 소리가 난다고 해서 방아쇠 수지라고 불리우고 있습니다. 보통 통증이 있더라도 힘을 주게 되면 탁하는 소리나 느낌과 함께 손가락이 구부러지거나 펴지는데, 심한 경우에는 힘을 주더라도 손가락을 구부리거나 펴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합니다.

 



 

방아쇠수지가 발생하는 원인의 대부분은, 손가락 관절에 무리한 힘을 가하거나, 혹은 같은 동작을 무리하게 반복할 때 발생하게 됩니다. 용접과 같이 손에 힘을 주면서 같은 동작을 유지할 때도 발생하지만, 장시간 운전대를 잡거나 라켓을 이용한 운동을 할 때도 발생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컴퓨터 타자 작업이나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도 잦아졌다고 합니다. 손가락의 힘줄인 굴곡건에 결절이나 종창이 생기면서 발생하는데, 손가락을 움직일 떄 마다 힘줄이 병변부위와 마찰을 일으키면서 통증과 손가락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생각보다 꽤나 흔하게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직업의 특성상 손가락 관절에 무리가 가는 직업에서 잘 발생하며 남성보다는 40대에서 60대의 여성에게서 발생확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주로 생기는 부위는 중지, 검지, 엄지입니다.

방아쇠수지의 검사방법은 초음파 검사나 MRI 촬영을 통해 진단할 수 있지만, 대부분 증상의 특징이 명확하기 때문에 손가락이 잘 구부러지거나 펴지지 않고, 손가락관절에서 탁 하는 소리나 느낌이 든 뒤에야 움직이는 경우 방아쇠 수지라고 진단할 수 있습니다.

방아쇠수지는 손가락 관절을 무리해서 사용하지 않는 등의 주의를 해주면 대부분 자연스럽게 증세가 호전됩니다. 통증이 지속될 시에는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를 복용하면 도움이 되는데 간단하게 타이레놀을 용법에 맞게 복용하면 증상 호전에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타이레놀 복용에도 불구하고 통증 및 손가락 움직임의 불편함이 지속된다면 병원에서 수술을 통해 방아쇠수지를 치료할 수 있습니다. 수술 치료는 손가락에 국소마취 후 1.5cm정도 피부를 절개한 뒤 인대를 세로로 절개해주는 간단한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수술 이후 1달 정도는 경과를 지켜보아야 하기 때문에 생활에서 약간의 불편함이 생길 수 있으며, 수술 이후 생기는 강직은 손가락 운동을 통해 예방할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약침과 봉침을 이용해 굳어진 손가락의 인대와 근육을 풀어주는 방법을 이용해 치료한다고 하며, 치료효과 역시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의학적으로 볼 때 방아쇠 수지는 혈기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발생하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항염증과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봉침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또한 조직 손상을 회복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약침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사실, 방아쇠 수지는 치료보다는 예방을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데 방아쇠 수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생활습관 교정이 중요합니다. 손가락에 무리한 힘을 주거나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되도록 삼가해야 하는데, 특히 타자를 치거나 스마트폰을 자주 이용할 때는 수시로 휴식을 취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직업상 손가락을 많이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직업이라면, 평소 따뜻한 물을 담은 대야에 손을 담구고 편안하게 힘을 푼 자세로 5분에서 10분간 찜질해주는 것이 방아쇠 수지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 뜨거운 물은 피부를 손상시키고 화상을 입을 수 있으니 손을 집어 넣었을 때 따뜻하다고 느낄 정도의 온수로 꾸준히 찜질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찜질 후에는 핸드크림이나 로션을 이용해 손가락을 마사지 하듯이 풀어주면, 굳어진 손가락의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굳은 근육과 인대를 풀어줄 수 있습니다.

또한, 평소에 손가락 스트레칭을 규칙적으로 해주는 것이 좋은데 양계혈이라 불리는 곳을 가볍게 눌러주며 마사지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양계혈은 손목에서 움푹 파인 곳인데 새끼손가락이 아닌 엄지손가락 방향의 손목에 위치한 움푹파인 곳이 양계혈입니다. 이 양계혈을 반대쪽 엄지 손가락을 이용해 가볍게 5회에서 6회정도 눌러주는 것이 좋은데, 5회에서 6회를 1세트 기준으로 하루에 3세트 정도 눌러주면 방아쇠 수지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