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의 마지막 자동차 토스카

80~90년대만 해도 국내에 자동차 브랜드가 꽤 많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그 중에서도 한가지 아쉬운 브랜드가 있었다면 바로 대우라는 브랜드이다.

대우는 김우중이라는 사람이 운영하던 대기업이었는데, IMF의 여파와 김우중의 방만한 회사 운영 등 여러가지 악재로

IMF라는 태풍속에서 좌초하고 만다.

대우 그룹내에서 대우자동차라는 자동차 전문 회사가 있었는데, 이 대우자동차가 미국의 GM에 팔리게 되면서 GM대우로 사명을 변경하게 되었고, 이후 GM대우는 2010년경 쉐보레 라는 이름으로 사명을 변경하게 된다.

브랜드 이름을 쉐보레라고 변경하게 되면서, GM대우 출신 자동차들은 자연스럽게 단종을 맞이하게 되었는데, 그 중 마지막이라 할 수 있는 자동차가 토스카 라는 자동차이다.

토스카는 2006년에 첫 출시 이후 2010년에 쉐보레 말리부에게 중형자동차의 자리를 내주면서 자연스레 퇴진하게 된다.

토스카라는 이름의 뜻은 자코모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하는데, 이 오페라의 내용이 여주인공이 버림을 받는 내용이라 하니 소비자에게 큰 사랑을 받지 못한 토스카와 대조되기도 한다.

대우는 사실 국내에서 만년 2~3등의 브랜드였는데, 유독 토스카는 대우자동차내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었다.

서태지를 광고로 내세우고, 3D로 제작된 광고를 선보이는 등 대우자동차에서도 꽤나 관심을 기울였다.

덕분에 출시 초부터 3000~3500대의 판매량을 달성할 수 있었는데, 이후 결과는 현대, 기아에 밀리고 가려진 비운의 탕아라고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국내에서는 판매량이 그닥 좋지 않았는데, 사실 수출까지 전부 포함하면 40만대 가까이 판매되었으니 생각보다 꽤나 많이 팔렸다. 많은 토스카 차주들은 대우의 돼지코 엠블렘을 대신해서 홀덴의 호랑이 엠블렘이나 쉐보레의 십자가 엠블렘을 교체해서 사용중인데, 개인적으로 홀덴의 커다란 호랑이 엠블렘이 토스카와 잘 어울리고 디자인을 한층 상승시켜 준다 생각한다.

여하튼, 대우자동차라는 브랜드의 이미지가 현대, 기아의 이미지보다 고급스럽지 못하였으니 중고차 거래시장에서 토스카의 중고값은 말그대로 똥값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이미지만 보자면 현기차가 유니클로라면 대우는 명동의류 쯤 이라고 하면 될 것 같다.

결국 토스카를 중고로 판매하려던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렸다.

현재 토스카는 토스카의 후속작인 토스카 프리미엄6를 포함해도 200~400만원대의 가격을 형성한다.

사실 대우라는 회사가 현재는 망한 회사나 다름없으니 이 정도 가격이 적당하다고 본다.

 



토스카의 전신은 대우의 매그너스 라는 자동차이다.

사실 매그너스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하기 보다는 옆그레이드 버전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현재 단어로는 페이스 리프트와 이름 변경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듯 하다.
외관을 제외한 엔진, 구통계통 등을 매그너스의 그것을 그대로 가져왔으니, 매그너스는 부모이고 토스카는 자식이라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신차이니 만큼 매그너스에 비해 차량 하체를 보강하고, 한껏 올라간 눈꼬리 등을 달아주는 센스를 보이기도 했다.

토스카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으로 꼽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최강이 정숙성을 자랑하는 직렬 6기통 엔진이다.

대우자동차의 이미지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면, 좋지 않은 연비를 가지고 있지만 정숙성과 주행성능은 괜찮다 라는 평이 대부분이었는데, 바로 이 이미지를 극대화 한 것이 토스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국산 중형차 최초로 5단 자동 변속기를 장착했었는데, 무려 아이신 5단 미션이다. 

하지만 토스카 프리미엄6부터는 보령미션을 장착하게 되면서, 미션은 튼튼하다는 위안 마저 쓰레기통으로 던져 버렸다.

사실 6단 미션 자체가 그 당시 4단 미션을 대부분 사용하던 자동차들에 비해 한발 앞서 나간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보령미션이라는 것이 문제였다. 

보령미션이 지속적인 개량을 통해 현재는 사용하기 괜찮은 미션이라고 하지만, 초기형 보령미션은 미션이 먹을 수 있는 욕이란 욕은 다 먹을 정도로, 성능 수준이 기대 이하였다고 보면 된다.

현재도 토스카 커뮤니티에 가보면, 아이신미션과 보령미션 중 어느 것이 더 좋은가를 물어보면 여러 의견이 나오지만, 확실한 건 내구성은 아이신, 연비는 보령이라는 말이 있다. 

혹시 토스카를 구매하려거든, 연비 우선이라면 보령미션이 장착된 토스카 프리미엄6를, 내구성이 우선이이라면 아이신 미션이 장착된 토스카를 구매하는 것이 좋다.

토스카의 엔진은 가솔린 2000cc, 디젤2000cc, LPG 2000cc 엔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사실 1.8엔진과 2.5엔진도 존재한다.

1.8과 2.5는 많이 팔리지가 않아서 정확한 정보를 얻기도 꽤 힘들다.

가솔린 엔진이야 모든 엔진의 기본이니 특별히 무엇이 문제라고 하기에도, 좋다고 하기에도 무리가 있다. 

가솔린인 만큼 토스카의 정숙성을 최대치로 뽑아낸다. 물론 연비는 동시대 다른 차량에 비해 2km정도 떨어진다.

토스카 디젤의 경우, 윈스톰에 장착된 4기통 150마력의 엔진을 사용했는데, 디젤 특유의 힘과 연비를 자랑했지만 판매량은 전체로 따져도 천대가 넘지 않을 것이라 하니 중고차 시장에서 디젤을 구매하고 싶어도 구매하기가 꽤 어렵다.

토스카 중고차 시장에서 꽤 인기가 높은 것이 바로 LPGI 엔진인데, LPI를 주로 사용하는 현기차와는 다른 방식의 엔진이다.

LPI는 액체상태의 연료를 직분사하는 방식인데, LPGI는 기화기를 통해 연료를 기화시켜 분사하는 방식이다.

당시 LPGI와 LPI 중 어느 것이 더 좋은 방식인가에 대해 열띤 토론이 벌어지곤 했었는데, 대우에서는 LPGI는 유럽에서 주로 사용되는 방식이니 LPGI가 더 우수한 방식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말을 하기도 했다.

물론 LPGI와 LPI 모두 장단점이 존재하지만, 현재는 LPI를 제외한 다른 방식은 사용되지 않는다. 적어도 국내에서는 말이다.

LPGI는 기화기를 사용한다고 말했는데, 바로 이것 때문에 문제가 꽤나 발생한다.

토스카 LPG의 고질병이 몇가지 있는데 바로 PTC라는 부품이 고장이 잘 난다는 것이다.

PTC가 고장난다 해도 당장 자동차에 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PTC가 고장난 상태로 운행 시 카본이 누적되어 인젝터에 영향을 주게 된다. 인젝터가 고장난채로 운행하게 되면 높아진 배기가스로 인해 촉매가 깨지게 되는데, 이 촉매의 재료가 백금이기 때문에 수리비가 상당하다. 

PTC 고장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계기판에서 지워지지 않는 경고등과 일발시동이 잘 걸리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일부 사람들은 퓨즈만 교체하면 된다고도 하지만, 사실 고쳐본 사람은 알겠지만 돈낭비나 다름없다. 

PTC 고장은 PTC를 통째로 교체하는 것이 신경쓸 일 없이 고치는 방법이다.

현재는 PTC 개량품이 주로 사용되고 있으니, PTC 고장률은 많이 낮아졌다고 하니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같다.

두번째 고질병은 연료를 분사해주는 인젝터이다.

인젝터가 고장나면 차량이 덜덜 떨리고 엑셀레이터를 밟아도 자동차가 나가지 않는다. 

이것은 인젝터 자체의 구조상 결함인데, 인젝터 내부의 리턴 스프링이 부러지면서 인젝터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과분사 혹은 분사량이 떨어지는 문제가 생긴다. 

6기통인 만큼 인젝터가 총 6개가 들어가는데, 사실 한두개만 고장이 나도 차량에 진동이 생기는 등 문제가 바로 발생한다.

RPM이 오르락 내리락 거리며, 머플레에서 퍽퍽대면서 무엇인가 터지는 듯한 소리가 난다. 

또한 밟아도 나가지 않는 차량을 확인할 수 있는데, 문제는 인젝터가 꽤나 고가라는 것이다.

설계상 결함임에도 불구하고, 자동차가 출시된지 10년이 지났으나 전혀 개량되지 않았다.

인젝터 고장은, 고장난 것만 교체해도 된다는 것과 어차피 고장난거 전체를 다 교체해야한다는 의견이 있다.

개인적으로 전체 교체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가격이 가격이니 만큼 낱개 교체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인젝터가 고장나면 고치면 된다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인젝터 가격이 상당하다.

센터에서 고칠 경우 60만원이다. 자동차 가격이 300만원정도 인데 인젝터가 60이라니 상당한 가격이다.

60만원을 주고 고치더라도, 결함때문에 언제 고장날지 모르기 때문에 마음이 놓이질 않는다.

발품을 팔면 정품을 30만원으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센터보다 직접 구매를 통해 수리비를 아낀다.

 

대우차의 한가지 특징이 있었다면, 연비가 나쁘다는 것인데 자동차 자체가 고속주행 위주로 세팅되어 있었기 때문에 시내주행에서는 연비가 나쁘더라도 고속도로에서만큼은 연비와 주행성능이 타사대비 우월한 모습을 발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