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아만든배가 숙취에 좋다는 이야기는 2013년 국내 연구팀의 배즙 시험에서 나왔습니다. 건강한 남성 14명이 술을 마시기 30분 전에 배즙을 마셨더니 15시간 뒤 숙취 정도가 위약보다 16~21% 낮았다는 결과입니다. 다만 시판 음료 갈아만든배로 한 시험이 아니고 규모도 작아서, “숙취해소 효과가 입증된 음료”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핵심만 먼저
- 근거는 2013년 신고배 배즙 연구 1건(14명, 교차 시험)입니다.
- 효과가 나타난 조건은 술 마시기 30분 전에 마셨을 때입니다. 술 마신 뒤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 2025년부터 ‘숙취해소’ 표시는 인체적용시험 자료를 갖춘 제품만 쓸 수 있고, 갈아만든배는 이 제도로 검증받은 숙취해소 제품으로 확인되지 않습니다.
- 숙취를 확실히 줄이는 방법은 음주량을 줄이고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입니다.
목차
갈아만든배를 왜 IDH라고 부르나요
캔에 크게 적힌 한글 ‘배’를 옆으로 돌려 보면 영문 ‘IDH’처럼 보입니다. 한글을 모르는 외국인들 사이에서 이 모양이 ‘IDH 음료’라는 별명으로 퍼졌고, 해외 커뮤니티에서 “한국의 숙취 음료”로 소개되면서 국내에서도 다시 화제가 됐습니다.
여기에 2015년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가 한국 배의 숙취 완화 가능성을 소개하면서 해외 언론 보도가 쏟아졌습니다. 기존에 “CSIRO가 갈아만든배로 실험했다”는 식으로 알려진 내용은 사실과 다릅니다. CSIRO 연구 책임자도 이를 예비 검토(scoping study) 단계라고 밝혔고, 실제 사람 대상 시험은 그보다 앞서 한국에서 이뤄졌습니다.
배즙 숙취 연구에서 확인된 내용
근거가 된 논문은 2013년 국제 학술지 Food and Chemical Toxicology(58권)에 실린 「신고배 배즙이 음주 후 숙취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숙명여대 연구팀이 참여했고 시험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 항목 | 내용 |
|---|---|
| 대상 | 건강한 젊은 남성 14명 |
| 방식 | 무작위 단일눈가림 교차 시험(같은 사람이 배즙·위약을 번갈아 마심) |
| 마신 시점 | 술 마시기 30분 전 |
| 음주량 | 20.1% 증류주 540mL(소주 약 1병 반) |
| 측정 | 15시간 동안 9차례 혈액·소변 채취, 숙취 증상 설문 |
| 결과 | 15시간 뒤 숙취 총점 16%, 평균 점수 21% 감소, 집중력 저하 개선, 혈중 알코올 농도 감소 |
흥미로운 점은 알코올 분해 효소(ALDH2) 유전형에 따라 결과가 달랐다는 것입니다. 기억력 저하, 빛·소리 민감 증상의 개선은 효소 기능이 정상이거나 일부 남아 있는 사람에게서만 나타났고, 효소 기능이 거의 없는 유형에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술 한두 잔에 얼굴이 심하게 붉어지는 사람이라면 배즙에 기대할 부분이 더 적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갈아만든배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이유
연구에 쓰인 것은 신고배로 만든 배즙입니다. 시판 갈아만든배는 배 과즙에 당류 등이 더해진 과채음료라서 배 함량과 성분이 시험 음료와 같다고 볼 근거가 없습니다. 제품 배 함량은 캔 뒷면 원재료명 표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규모가 작음: 14명, 남성만 대상이라 여성이나 다른 연령대 결과는 알 수 없습니다.
- 반복 연구 부족: 같은 결과를 대규모로 다시 확인한 사람 대상 연구는 찾기 어렵습니다.
- 효과 크기: 숙취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증상 점수가 일부 낮아진 수준입니다.
- 당류: 한 캔을 여러 개 마시면 당 섭취가 늘어납니다. 혈당 관리가 필요한 분은 영양성분표를 먼저 보세요.
기존에 알려진 “배가 간 기능을 활성화해 알코올을 배출시킨다”는 설명도 과장입니다. 동물·시험관 연구에서 배 성분이 알코올 분해 효소 활성을 높였다는 보고는 있지만, 사람의 간 기능을 개선한다는 근거는 아닙니다. 배가 기관지에 좋다는 민간 이야기는 기침에 좋은 음식 정리 글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마신다면 언제가 맞을까
“언제 마셔도 좋다”는 말은 연구 결과와 맞지 않습니다. 효과가 관찰된 조건은 술 마시기 30분 전이었고, CSIRO 측도 음주 전에 마셨을 때만 이점이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술을 마신 뒤나 다음 날 아침에 마시는 것은 수분과 당을 보충하는 정도로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빈속에 술을 마시는 것보다 무언가를 먹고 마시는 편이 알코올 흡수 속도를 늦추는 데 낫다는 점은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배 음료를 마신다면 식사 대신이 아니라 식사와 함께 곁들이는 정도가 무난합니다.
숙취해소 표시 제도와 갈아만든배
2025년 1월 1일부터 식품에 ‘숙취해소’, ‘술 깨는’ 같은 표현을 쓰려면 인체적용시험 등 실증 자료를 갖추고 한국식품산업협회 자율심의를 거쳐야 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5년 6월 46개사 89품목을 검토해 80품목의 효과를 인정했고, 검토 기준에는 숙취 설문 결과와 혈중 알코올·아세트알데히드 분해 개선 여부가 들어갔습니다.
이 검토 결과 보도에서 갈아만든배가 숙취해소 표시 품목으로 언급된 내용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즉 갈아만든배는 숙취해소 제품이 아니라 일반 음료로 보고 고르는 것이 맞습니다. 특정 숙취해소 제품의 심의 통과 여부는 식약처 발표나 제품 표시에서 확인이 필요합니다.
| 구분 | 갈아만든배 | 숙취해소 표시 제품 |
|---|---|---|
| 분류 | 일반 과채음료 | 숙취해소 표시·광고 식품 |
| 숙취 근거 | 배즙 연구 1건(제품 자체 시험 아님) | 제품별 인체적용시험 자료 필요 |
| 표시 가능 문구 | 숙취 효과 표시 불가 | 심의 통과 시 ‘숙취해소’ 표시 가능 |
숙취를 줄이는 기본 수칙
숙취의 주된 원인은 알코올과 그 대사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 알코올의 이뇨 작용으로 인한 탈수, 수면 부족입니다. 어떤 음료도 이 원인을 없애 주지는 못하므로 기본 수칙이 먼저입니다.
- 음주량 자체를 줄입니다. 숙취를 확실히 피하는 방법은 과음하지 않는 것뿐입니다.
- 빈속에 마시지 않고 식사를 함께 합니다.
- 술 한 잔에 물 한 잔을 곁들여 탈수를 막습니다.
- 다음 날에는 물, 이온 음료, 국물로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하고 충분히 잡니다.
- 두통약을 먹을 때는 성분을 확인합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음주 중이나 직후 복용을 피하라는 주의사항이 있으니 약사와 상의하세요.
음주 다음 날 얼굴이 붓는 경우가 많다면 얼굴 붓기 빼는 음식 정리 글도 참고할 수 있습니다. 구토가 멈추지 않거나 의식이 흐려지고, 과음이 자주 반복된다면 자가관리보다 진료가 우선입니다. 이 글은 일반 정보이며 개인의 진단이나 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갈배가 숙취해소제보다 효과가 좋나요?
비교한 연구가 없어 알 수 없습니다. 갈아만든배는 제품 자체로 숙취 시험을 거친 기록이 확인되지 않고, 숙취해소 표시 제품은 2025년부터 제품별 인체적용시험 자료가 필요합니다.
술 마신 다음 날 마셔도 효과가 있나요?
연구에서 효과가 관찰된 것은 술 마시기 30분 전에 마셨을 때입니다. 다음 날 마시는 것은 수분과 당 보충 이상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배를 직접 먹어도 되나요?
연구진은 생배도 비슷할 수 있다고 추정했지만 시험한 것은 배즙이었습니다. 생배로 같은 효과가 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IDH 음료는 무슨 뜻인가요?
갈아만든배 캔의 한글 ‘배’가 옆으로 보면 영문 IDH처럼 보여 외국인들이 붙인 별명입니다. 같은 제품을 가리킵니다.
2026년 10월 기준 Food and Chemical Toxicology(2013) 배즙 연구 초록, CSIRO 발표 관련 보도, 식품의약품안전처 숙취해소 표시 실증 결과 보도를 확인해 정리했습니다.